오늘은 수리가 아팠던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사실 감기, 비염 등과 같은 자잘한 것들까지 치면 27개월 수리 인생, 이야기 할것들이 너무 많으나 임팩트 있었던 TOP5를 적어보려한다.
5위, 중이염 + 편도염
처음에는 중이염이었는데 편도염까지 확장되어 열이 펄펄
27개월 수리 인생에서 열감기가 그리 심하지 않았던 터라 5일째 열이 나고 있는 이 상황이 적응 안되는 상황
편도염까지 확장된걸 모르고 중이염에 약도 먹고 있는데 3일 내내 밤이 되면 39.7도를 찍지 않나, '열 내려갔다' 싶은 수준이 37.5도 미열인게 너무 걱정스러웠다.
가정보육으로 4일차 되던 날, 다시 한번 병원에 가보니 이게 왠걸, 의사선생님 왈 "편도염까지 왔네요"....OMG
새로 항생제와 약을 지어와서 먹는데 역시나 바로 열이 싹 잡혀서 '옳다구나! 나흘만에 이제 열 안녕이구나' 싶었는데, 그날 밤 39.4도 찍음
입방정 떨면 안되는데, 내가 입방정 떨어서 그런가.. 자책을 하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간호를 했던 기억이 있는 최근의 에피소드
수리 인생에 최고 열을 찍은 중이염+편도염의 시너지가 5위로 기록해본다.

4위, 팔빠짐 (오른팔)
손그네라고 아는가, 양쪽에서 엄마아빠들이 팔을 하나씩 잡고 "휘융~" 들어올려 아이들을 공중에 뛰우는 놀이
23년 6월경, 저녁산책 중 손그네를 태우다가 수리 아빠가 세게 들어올려 '두둑' 팔이 빠졌다.
다행히 수리가 자신의 상태를 말로 표현할 수 있을 때여서 '여기가 아포~' '만지면안돼~' '아야했어~' 말들로 아! 팔이 빠졌구나 싶었다.
부랴부랴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실로 달려가 팔을 다시 끼웠고, 바로 팔을 잘 쓸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포인트는 팔이 빠졌는데, 이렇게 차분히 척척척 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바로 처음빠진 팔이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난리 부르스였는데 그 이야기를 바로 이어 써보고자 한다.
3위, 팔빠짐(왼팔)
사실 수리는 22년 6월, 돌즈음 팔꿈치가 이미 빠졌었다. 그때의 수리 발달 정도는 말을 하지 못하고 걷지 못하던 시절, 잡고 일어나 옆으로 걷는 수준
한밤중에 수리가 까무러치며 울어버렸다. '아! 이것이 말로만 듣던 이앓이인가보다' 했다. (이앓이를 겪어보지 못한 수리네)
어루고 달래 다시 재우면 잠들어다가 다시 소리치며 울기를 반복한 새벽을 보내고 아침이 되어 온가족들에게 이앓이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사진찍어 보냈었다.
혼자 앉아있기를 싫어해서 내 품에 껌딱지처럼 붙어 아침 내내 우는 애를 달래 아침을 먹이고 어린이집에를 보냈다.
하원도 제시간에 시켜 집에와서 놀려고 하는데 도통 기어다니질 않고 한자리에 앉아서 두리번만 대고 있던 수리가 이상해서 요리조리 살펴보니, 왼팔을 사용하지 않고 만지면 불편해했다.
또한 간식으로 유인해서 기어보게 했더니 오른손 하나로 짚어서 기어오는 모습을 보고 그때부터 식겁!
바로 어린이집에 전화해서 하루 어떠했는지 물어보니 유독 앉아서 보낸 시간이 많았다고 하는 이야기에 바로 들쳐메고 동네 정형외과로 달려갔다.
엑스레이를 찍어봐도 이 당시에는 수리가 많이 어려 엑스레이에 수리 뼈가 온전히 찍히지 않는 시기로 뭐라 판단하기가 애매 상황들이었고,
아기들이 자다가 자기 몸에 눌려 팔이 빠지기도 한다며 정황상 팔이 빠진것 같으니 한번 끼워보시겠다고 '두둑' 끼워넣으셨다. 다만 워낙 아기다보니 성인처럼 딱 맞아들어가는 느낌이 약해 선생님 역시 이게 맞나 싶은 마음으로 진찰을 해주셨다.
팔을 쓰는지 10분정도 봐보자고 하셔서 병원에서 앉아있는데 여전히 오른팔을 사용하지 않았고, 의사선생님께서는 1) 팔이 빠진채 있었던 시간이 길어서 통증의 기억으로 인해 사용을 안하는 것, 일수도 있고 2) 혹은 다른 문제일 수도 있으니 큰병원을 가보라고 연결해주셨다.
그렇게 집에와서 지켜보는데도 오른팔 사용을 하지 않고 한손짚고 기어다니기를 보여주었던 수리
불안한 마음에 그날 저녁 다시 분당차병원 응급실을 갔고, 그때 역시 너무 어린탓에 애매한 답변을 듣고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이 되면 거짓말처럼 오른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길 간절히 바라며 밤을 지새고...
밝아온 다음날 아침, 역시나 오른팔을 쓰지 않아 조금 더 큰 정형외과를 가게 되었고, 거기서도 많은 엑스레이 사진을 찍고, 애매한 답변을 듣고 좌절을 하며
안되겠다 다른 대학병원을 가보자 싶어 이번에는 동백 용인 세브란스병원으로 달려갔다.
응급실 줄은 어마어마했고, 1층 로비에서 이유식 먹여가며 우리 차례를 기다리다가 지쳐
외래 예약으로 전화해서 울며불며 '애가 팔을 못써요ㅠㅠ' 당일 예약 비집고 부킹해서 외래 진료를 보게 되었다.
정말 많은 병원을 거쳤는데, 유일하게 명확하게 이야기 해준 곳.
"팔은 이상 없어요. 아마 팔이 아팠던 기억으로 사용을 안하는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다시 쓸거에요"
팔이 빠지고 약 이틀의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세브란스 병원에서는 수리도 오른팔을 조금 사용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 모습을 보고서 마음이 놓이게 되었다.
그렇게 다음날부터 조금씩 팔을 쓰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놓이게 되었고, 양팔을 짚고 기어다니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누가 알았겠는가, 자다가 뒤척이면서 몸에 팔이 눌려 팔이 빠질수도 있다는 것을... (그저 이앓이로 알았지 뭐야...)
이런 장황한 팔빠진 경험이 있어 두번째 팔 빠졌을때는 덤덤히 병원에가서 모든 히스토리를 AI 처럼 줄줄 말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2위, 구내염
나는 수리가 수족구와 구내염을 잘도 피해간다 생각했었다.
작년부터 수리의 친구들이 걸려 고생해오는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코로나만큼이나 벌벌 떨고 있었는데 잠잠히 지나가는 것을 보고 마음을 놓았었다.
올해 물놀이를 시작하고나서도 수족구/구내염 에 걸리는것은 아닌가 늘 조마조마하며 있었는데 조용했었다.
그러다가 정말 물놀이도 안갔고, 열심히 어린이집-집만 오가는 생활을 하던 참에 갑분 열~ 열이 오르는게 아닌가,
이게 뭔가 하고 병원에 가니 목 뒤편에 작은 수포들이 생겼다며, 구내염 확진!
열나는것은 똑같은데 왜 구내염이 2위까지 올랐느냐 하면, 바로 수포가 생긴 위치! "목구멍 뒤편"
그렇게 수리는 아무것도 못먹게 되었다.
아파서 입맛이 없을때면 과일과 주스, 간식등으로 버티던 것도 못하면서 통통했던 볼살 실종...
그렇게 2~3일정도를 "여기(목)가 아포 머글수가 업쏘오~"만 반복해서 말하며 제대로 먹지 못하고 지냈다.
먹지 못하는 아기를 케어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것이었다. 아니 삼키지못하는 아기를 케어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
침조차도 삼키는게 아픈지 울고, 울면 또 침이 고이고, 또 그걸 삼키면 아파서 울고..
염증으로 열이 오르고 잠을 못자서 피곤해서 예민해지고 그런 애는 툭하면 울고 그러면 침이 고이고, 또 그걸 삼키면 아파서 울고..
밥을 먹여보겠다고 펄펄 끓여서 부드럽게 죽 만들어 먹이면 삼키는게 힘들어서 또 울고 그러면 침이 고이고, 또 그걸 삼키면 아파서 울고..
그냥 울고 또 울고 또 우는것에 연속의 날들이었다. 후..
그래서 구내염이 2위!
1위, 머리뼈 함몰
이것은 정말 생각하기 싫은, 지금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 일이다. 200일 막 넘었을때 일이었다.
당시 나는 수리와 함께 친정에서 며칠 지내면서 육아를 하고 있었다.
그때 수리는 점퍼루를 타기 시작했고, 조금씩 바운스 타며 노는 수리를 보며 졸리점퍼를 당근으로 들여야겠다 마음먹고 열심히 찾아 중고로 들여왔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조립을 해놓고 수리를 태워봤으나, 낯설은지 어색해하는 수리를 다시 눕혀놓고 잠시 자리를 비웠고
그때 마침 친정에 함께 있었던 조카가 졸리점퍼를 그네처럼 밀며 타다가 무게에 밀려 졸리점퍼가 넘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불행하게 그 아래 수리가 있었고, 나는 그 광경을 바로 코앞에서 목격하게 되었다.
수리 머리위로 두꺼운 쇠봉이 떨어지면서 수리 머리는 함몰이 되었고 바로 울어제끼는 수리를 무슨정신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바로 챙겨 응급실로 달려갔다.
한겨울이었고, 주차장에서 응급실까지 뛰어가는 내내 축 쳐저 움직임이 없던 수리를 계속해서 들쳐 안고 쉼없이 뛰던 그 장면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잠시 멈춰서 수리를 흔들어서 정신을 차리게 하고 싶은데 이 또한 골든타임일까봐 무서워 멈추지도 못하고 움직임 없는 애를 안고 뛰기만 했다.
나는 태어나서 그렇게 하늘에 절실하게 빌었던 적이 없었던것같다. 장황한 설명이 아닌 '제발 살려달라 제발 아무일없게 해달라' 라는 생각으로 가득했던 시간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수리는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1/3의 확률이었다고 했다.
1/3은 아직 뼈가 말랑한 아기들이다보니 수리 처럼 아무 이상 없이 지나가거나
1/3은 뇌사 상태이거나
1/3은 즉사할수 있는 상태라고 하셨다.
이틀정도는 옆에서 지켜보라고 하셨고, 밤에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소아 응급실로 직행하라고 안내를 해주셨다.
너무 무서운 시간들이었다, 수리옆에 꼭 붙어서 증상을 살피고 밤새 잠못자면서 애를 관찰했었다.
다행히 함몰되었던 두상은 돌아왔고, 수리는 아무이상 없이 잘 지나갔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털이 바짝 서고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같다.
이정도는 되어야 1위가 되는 것같다. 후..
아기들은 아프면서 큰다는데, 부모들도 그런것같다.
수리가 한번씩 크게 아플때마다, 그에 맞춰 내 심장이 쪼그라들었다가 펴졌다가를 반복하면서 노하우가 쌓여 육아 레벨업하고 있는게 보인다
오늘도 나는
건강한 수리를 꼭 안아줄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하며,
수리와 함께하는 매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며
아낌없이 사랑해야겠다며 다짐을 하고 퇴근을 한다.
퇴근해서 수리를 꼭 끌어안고 '사랑해 우리딸' 귀에 속삭여줘야겠다.
사랑한다, 우리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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